본문 바로가기

IT & Insight/IT News

역시 정직함이 뜰 줄 알았어 : 오라클의 협업전략

<역시 정직함이 뜰 줄 알았어 : 오라클의 협업전략>


오늘은 이전에 언급했었던 '정직함의 마케팅'에서 winwin전략의 사례를 보도록 하겠다.


요즘은 상호 보완과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덴마크의 상호 winwin하는 교육 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다. 실제로도 경쟁보다 협업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으며, 사람들도 경쟁보다는 상호 보완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고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억지로 되지 않아도 차례로 수순을 밟아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를 말하기 위해 이 기사를 가지고 왔다. 


그 전까지 경쟁사들과 대립관계에 있던 오라클이 협업을 하기 시작한 것. 이것은 정직함이라든지, 사회의 도덕성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신경써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그저 협업을 하지 안을면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기사에서는 오라클에게 더 큰 적이 나타났기 때문에 경쟁사들과 이렇게 협업을 한다고 나타나 있다. 바로 오픈 소스인 것. 오라클의 핵심 제품은 데이터베이스인데 오픈소스로 여기저기서 사용이 가능한 제품들이 인터넷 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협업으로 나아가게 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서서히 변화되기를 바라고 있고, 또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상황에 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되기까지는 - 그리고 변한다고 해도 모든 관계들이 협업관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이다.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30730082859


오라클發 합종연횡, IT업계 흔든다

김우용 / yong2@zdnet.co.kr 2013.07.30 / AM 08:29 오라클 , 빅데이터 , 클라우드

ㅣ 소셜댓글 : 0

‘합종·연횡’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와 '조·위·한·제·초·연' 6국 사이 벌어졌던 외교전이 오늘날 세계 IT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라클 온 오라클(Oracle On Oracle)’이란 독자노선을 걸으며 업계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던 오라클이 최근 의뭉스러운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모두를 적으로 규정하며 경쟁사에 날선 공격을 퍼붓는 대신 대규모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오라클이 과거 6국의 합종을 분쇄하기 위해 연횡책을 택한 진나라인지는 확실치 않다. 어쩌면 오라클은 ‘타도 진나라’를 외치며 합종을 주도했던 초나라일지 모른다. 오라클의 미래를 위협하는 강자가 등장했다는 의미다. 

 

▲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델과 함께 시작된 오라클의 횡적 동맹 

 

지난달 오라클은 4개 회사와 굵직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6월을 열며 델과 x86서버 파트너십을 맺었고, 6월말 들어 3일 연속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세일즈포스닷컴, 넷스위트와 협력안을 공개했다. 

 

4개 회사 모두 한때 오라클과 껄끄러운 관계였거나, 앙숙이었던 곳이다. 델은 2009년 오라클의 썬마이크로시스템 인수 후 하드웨어 사업에서 경쟁관계였다. MS는 2000년대초반부터 EU와 벌였던 반독점소송에서 오라클과 암투를 벌였고, SQL서버 제품으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와 경쟁중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오라클과 진정한 클라우드가 무엇이냐를 두고 이념대결을 펼쳤다. 넷스위트는 클라우드 기반 ERP로 오라클과 경쟁해왔다. 

 

오라클과 델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에 특화된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기 위한 x86서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라클DB에 최적화된 어플라이언스가 델의 하드웨어로 만들어져 판매된다는 내용이다. 델은 오라클DB 전용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및 지원서비스 사업권도 얻었다. 

 





두 회사는 향후 데이터 관련 시장 전반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오라클이 저마진의 x86서버 사업을 델에 넘기면서, 급성장하는 빅데이터 및 하둡 시장을 노린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빅데이터 시장의 접근법이 대규모 프로젝트보다 소규모에서 점진적인 확대를 택한다는 점 때문이다. 

 

델은 28조원 규모의 DB시장에 하드웨어를 공급할 기회를 얻었다. 값비싼 고사양 장비를 더 많이 팔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오라클은 비용만 높이는 하드웨어 영업을 파트너에 맡겨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더 주목되는 건 델과 오라클은 새로운 시장을 노린다고 한 점이다. 이는 오라클이 비정형데이터를 위한 전용 어플라이언스를 델과 함께 내놓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한다. 델과 오라클은 모두 하둡 SW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회사다. 두 회사는 클라우데라, 호튼웍스, 맵R 등 하둡 전문업체와 협력관계를 체결하며 빅데이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오라클이 향후 하둡전문회사 중 하나를 인수할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MS-세일즈포스-넷스위트, 3연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협력안은 MS였다. 6월말 MS와 오라클이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오라클과 MS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를 비롯한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을 MS 하이퍼V, 윈도 애저 플랫폼 상에서 구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협력에 따라 기존 오라클 사용자는 현재의 오라클 라이선스를 윈도 애저 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오라클은 윈도 애저나 하이퍼V 가상화 환경에서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운용성을 보장하는 인증을 발급한다. 또한 윈도 플랫폼 상에서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유지보수서비스를 제공한다. 

 

MS는 윈도서버와 애저에 오라클 자바, 데이터베이스, 웹로직 서버 등의 인스턴스를 추가한다. MS는 이미 오픈JDK를 통해 자바를 지원해왔다. 오픈소스였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못했던 것을 이번 협력으로 애저 상의 자바에 대한 풀 라이선스 및 서포트를 제공한다. 오라클은 윈도 플랫폼을 위한 사전설정된 오라클 리눅스 인스턴스를 제공한다.

 


오라클은 DB 관련 협력뿐 아니라 오라클VM 같은 자체 기술을 일부 포기하고,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광범위한 멀티 클라우드 지원정책을 택했다. 자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고 있음에도 오라클 SW를 MS 퍼블릭 클라우드로 공급하는 유통망 확대를 결정한 것이다. 

 

MS와 협력을 발표한 다음날 오라클은 세일즈포스닷컴과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이 협력을 통해 오라클 클라우드와 세일즈포스닷컴이 통합된다. 오라클HCM과 파이낸셜클라우드가 세일즈포스CRM과 통합된다. 또한 오라클 퓨전HCM과 파이낸셜클라우드앱스를 회사 내부에 채택한다. 

 

세일즈포스는 오라클리눅스 운영체제를 표준 플랫폼으로 만들고, 엔지니어드시스템인 엑사데이터를 도입한다. 데이터베이스(DB)로 오라클DB를 사용하고 자바미들웨어 플랫폼도 구매한다. 두 회사의 협력과 계약관계는 9년이다. 

 

세일즈포스와 오라클은 인사체계관리 분야의 강력한 연합을 형성한 모양새를 보였다. HCM 분야의 경쟁자 SAP와 워크데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또 그다음날 오라클은 넷스위트와 클라우드 서비스 공동 판매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넷스위트는 자사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에 오라클의 인사체계관리(HCM)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기로 했다. 오라클 HCM이 넷스위트의 SaaS ERP에 통합돼 함께 판매되는 형태다. 

 

넷스위트는 중소중견기업 ERP 시장에서 클라우드를 전면에 걸어 급부상한 회사다. 오라클 JD에드워즈나 MS 다이나믹스ERP와 경쟁했다. 

 

오라클은 향후 넷스위트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향후 넷스위트 SaaS 제품에 통합되는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중견기업 클라우드 시장의 리세일 파트너를 넷스위트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육참골단(肉斬骨斷), 살을 주고 뼈를 얻는다 

 

4개사와 협력안을 종합하면, 오라클은 하드웨어는 델에, 중소기업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MS에, 중소중견기업 SaaS 유통망은 세일즈포스와 넷스위트에 일임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란 명분 속 중심엔 오라클DB가 존재한다. 델은 오라클DB OEM 파트너이며, MS는 오라클DB 클라우드 판매 파트너다. 세일즈포스와 넷스위트는 오라클DB에 기반해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서비스한다. 

 

델이 어플라이언스를 많이 팔고, 향후 하둡 전용 어플라이언스도 내놓게 되면 오라클은 관계형데이터베이스(RDB) 시장에 빅데이터 시장까지 장악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 

 

MS 윈도애저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버금가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떠오른 상황이다. 윈도애저가 광범위한 가입자를 보유하면, 애저 가입자의 서비스에 오라클DB로 밀어넣을 수 있다. 

 

세일즈포스와 넷스위트도 마찬가지다. 오라클DB의 헤비유저인 두 회사의 SaaS가 더 많은 가입자를 모을수록, 오라클DB의 판매량이 늘어난다. 최신 오라클DB 12c는 멀티테넌트 옵션을 적용하면, DB를 가상화해 애플리케이션과 SaaS 가입자에게 손쉽게 DB를 할당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와 넷스위트에 통합되는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판매 증대효과는 사실 덤이다. 

 

■천하통일을 원하나, 맹주를 꿈꾸는가

 

이제 오라클이 전국시대 진나라인가 따져볼 차례다. 확실히 DB시장의 오라클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존재한다. 세계 각국의 DB 60~70%가 오라클 라이선스 제품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오라클DB의 대안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있다. SAP는 HANA 아키텍처를 통해 SAP ERP의 기반 DB시스템을 HANA DB로 대체하려 시도중이다.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을 적용, 속도도 오라클DB의 몇 배다. MS의 SQL서버도 만만치 않다. MS는 꾸준한 성능과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오라클을 위협해왔다. 가격까지 무기로 내세운다. IBM DB2는 오라클RAC 같은 고가용성 기능을 메인프레임에서 이식받을 날이 머지 않았다. 

 

오라클DB의 경쟁자들은 지난 3년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중이었다. SAP는 HANA의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지 않음으로써 HP, IBM, 델, 시스코 등을 연합세력으로 규합했다. MS도 마찬가지다. IBM은 미심쩍긴 하지만, 오라클만큼 독자노선을 고집하지 않고 느슨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행동을 취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이나 넷스위트 같은 회사들은 오라클DB 사용자이자,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의 경쟁자였다. 

 

이를 보면, 유력 IT회사의 연합이 오라클을 광범위하게 포위하는 합종의 그림이 그려진다. 여기서 오라클은 고립무원에 처한 강자신세로 진나라의 처지가 된다. 델, MS, 세일즈포스, 넷스위트 등과 이익을 주고받으며 개별 동맹을 맺은 오라클의 행보는 합종을 깨기 위해 각국을 윽박지르고 얼러가며 자기편으로 돌려세웠던 진나라의 연횡책과 닮았다. 

 

그러나 오라클을 진나라로 비유하기 어려운 상황이 하나 있다. 진나라는 오라클이 아니라 따로 있다는 것이다. IT산업의 범위를 상용SW에 한정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진나라는 오픈소스진영이다. 

 

빅데이터 활용이 IT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함께 주목받은 게 오픈소스인 하둡이었다. 가상화와 클라우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목받은 것도 수많은 오픈소스 기술이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모두 IT업체가 아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서비스회사가 주도하는 트렌드다. 이 인터넷서비스회사들은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한다. 심지어 IT솔루션회사보다 더 훌륭한 기술력을 보유한 존재로 거론될 정도다.

 

인터넷서비스회사들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오라클 및 IT솔루션회사의 대형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솔루션회사 주도의 IT흐름을 자신들 주도로 뒤흔들었다. 상용SW를 대체하는 오픈소스의 잠재력도 함께 입증하고 있다. 이제 인터넷서비스회사는 오라클의 근간을 흔들 정도인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점점 목줄을 죄어오는 오픈소스진영에 대항하기 위해, 오라클은 자신들과 뜻을 같이하는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 이기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줄 건 주고, 실리를 얻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갑작스러운 오라클의 변화는 강자가 점차 힘을 잃어갈 때 살길을 모색하려 동지를 모으는 움직임으로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