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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1조 모바일 광고, 눈독 들이는 페북·구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컨벤션센터에 국내 수 백 개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이 몰려 들었다. 13억5000만 명이 쓰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국내 기업의 모바일광고 담당자를 상대로 개최한 설명회였다. 주제는 ‘페이스북에서 동영상 광고하기’. 대형 영화배급사부터 소규모 스타트업(초기창업 기업)까지, 업종과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앞다퉈 참가신청서를 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이들에게 페이스북이 유튜브보다 더 좋은 광고 매체인 이유 등에 대해 3시간 동안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광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주 타깃은 동영상 시장이다. 싸이 강남스타일 신화를 낳은 구글(유튜브)과 한판 붙겠다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32억 달러)의 92% 이상을 광고로, 이 가운데 66%를 모바일광고로 벌어들인 페이스북이 이번엔 글로벌 ‘모바일·동영상’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페이스북을 타고 전 세계를 강타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루게릭환자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한 얼음물 뒤집어쓰기 캠페인)로 동영상의 위력은 이미 확인됐다. 현재까지 4억4000만여 명이 100억회 이상 관련 영상을 봤다. 페이스북은 여세를 몰아 올 1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퀵파이어’를 인수하며 동영상 시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런 페이스북에게 한국은 작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국내 모바일광고 시장은 지난해 1조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34조600억원)에서 비중은 미미하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LTE 전국 통신망이 있고, 모바일기기 사용자 5명 중 4명은 스마트폰을 쓸 정도로 모바일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장이다.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1400만 명) 중 1000만 명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동영상을 본다.

 쫓기는 건 구글이다. 시장조사업체 소셜베이커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동영상 수가 유튜브를 넘어섰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모바일광고 시장에서 40.5%로 전년도(46.6%)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페이스북은 16.6%에서 18.4%로 뛰어올랐다. 알리바바(6.2%)와 바이두(5.1%) 같은 중국 IT 거물들도 급성장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과 접할 수 있는 상거래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구글코리아도 최근 “구글에는 중소기업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소비자·시장 분석 정보가 무궁무진하다”며 홍보에 나섰다. 페이스북도 올해부터 ‘마케팅 파트너’ 제도를 강화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기업엔 광고수입만 몰려드는 게 아니다. 소비자 정보 꾸러미도 계속 쌓이고 있다. 향후 디지털 마케팅 업체로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커지자 국내 인터넷기업들도 잰걸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포털 1위 네이버는 TV캐스트를 통해 유튜브에 콘텐트를 제공하던 국내 방송사들을 네이버로 끌어들여 동영상 플랫폼을 확보했다. 올해 북미 시장 확대를 노리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동영상 광고플랫폼으로 키울 전략을 고심 중이다. 다음카카오도 올해는 모바일광고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확고한 글로벌 플랫폼이 없는 국내 기업들이 1조원짜리 국내 시장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마저도 구글·페이스북·알리바바 등과 나눠먹어야할 처지다. 게다가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 수입으로 얻은 막대한 수익을 거둬도, 현재로선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 국내 지사는 유한회사 형태로 영업을 하고, 매출은 본사로 바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강정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는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도 공개 안 하고, 규제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자유롭다”며 “국내 기업들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