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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웨어러블’의 미래, 어쩌면 피부 속으로

화 <킹스맨>에는 사람의 목덜미에 전자 칩을 심는 장면이 나온다. 보이지 않는 곳에 일종의 컴퓨터를 삽입한다는 설정이다. 아프지 않느냐고? 피부를 뚫는다는데, 아무렴. 그렇다면, 피부 위에 그림을 그리듯 웨어러블 컴퓨터를 인쇄하는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 마치 잉크젯 프린터가 종이에 글씨를 인쇄하듯 말이다.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나노 입자를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4월8일 과학기술 전문 매체 <퓨쳐리티>가 퍼듀대학교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연구의 핵심 소재는 액체금속이다. 액체금속을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해 도체 역할을 하도록 하는 원리다. 결과물의 형태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판 위에도 인쇄할 수 있다. 특히, 로봇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 일에 쓰이면 좋다.

레베카 크래이머 퍼듀대학교 기계공학과 조교수는 “작은 공간에서 몸체를 수축할 수 있는 로봇이나, 행동에 제약이 없는 웨어러블 기술과 호환할 수 있는 신축성 있는 전자 기술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액체금속을 활용해 만든 도체는 파손하지 않고, 모양을 변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퍼듀대학교 연구팀은 액체금속을 소재로 활용하는 만큼, 제작 방법도 독특한 방향에서 접근 중이다. 바로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잉크젯 프린터 기술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하지만 액체금속은 그 자체로는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하기 어렵다. 노즐을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입자가 큰 탓이다.

펴듀대학교 연구팀은 입자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액체금속을 에탄올과 같은 용액에 넣고 초음파를 쪼이면, 잉크젝 프린터 노즐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입자가 작게 흩어진다. 이 상태로 인쇄를 하면, 에탄올은 증발하고 액체금속만 남는다.

퍼듀대학교 연구팀은 연구의 응용 방안으로 접거나 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몸체로 이루어진 컴퓨터나 로봇을 개발핧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의 피부에 액체 금속을 활용해 회로를 인쇄하면, 피부의 굴곡이나 수축·이완운동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컴퓨터를 찍어낼 수 있다. 직물로 짜인 천 소재에도 액체 금속을 활용한 회로를 입힐 수 있다는 게 퍼듀대학교 연구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