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를 매각할 생각은 전혀 없다. 솔직히 인수해 좋았다고 생각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대표는 지난 6일 결산 회견에서 자회사인 스프린트의 매각설을 부인하고, 회사의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7월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했다. 또한 4위인 T모바일 US를 인수 합병함으로써 버라이즌과 AT&T에 대항하려 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이같은 구상은 미국 규제 당국의 인가를 얻지 못하고, 2014년 8월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합병을 포기한 시점 이후, 스프린트 매각을 고민하던 손 회장은 미-일 경영진의 치열한 논의 끝에 개선안을 발견했다. 과거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을 인수하고 부진했던 실적을 크게 개선시켰던 성공 패턴를 스프린트에 그대로 이식하는 것.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씨넷재팬)
구체적으로는 스프린트의 운영 비용과 설비 투자의 대폭적인 삭감을 목표로 한다.
손 회장은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선 스프린트의 운영 비용을 낮추고 적은 설비 투자만으로도 미국 최고의 네트워크를 실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의 2.5GHz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차세대 네트워크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정의 회장은 “오랜 고민 끝에 마침내 최소한의 설비 투자로도 강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설계도를 만들 수 있었다”며 “설비 투자 계획보다 대폭 비용을 줄이고 기간을 단축하는, 그럼에도 경쟁사를 넘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스프린트는 기기 판매 방법을 변경해 필요한 자금을 압축적으로 끌어 모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단말기 대금을 분할 납부 하는 ‘할부 판매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스프린트는 작년 8월 취임한 마르셀로 클라우르 대표가 기업이 단말기를 구입해 소비자에게 유료로 대여해주는 ‘리스 판매 방식’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단말기 임대 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순부채를 삭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의 실적도 공개했다. 손실이 계속 되던 중 마르셀로 체제 이후에는 실적이 상승세로 전환됐고, 해약률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돼 실적 개선 추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손정의 회장은 “긴 어두운 터널이지만, 그 터널 너머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올해 1분기 (4~6월)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8 % 증가한 2조1천390억5천800만엔, 영업 이익은 7.6 % 증가한 3천435억5천200만엔, 순이익은 175.1% 증가한 2천133억8천200만엔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스프린트의 2분기 총 가입자 수(선불 포함)가 5천770만 명을 기록해 5천890만 명의 T모바일에 추월당했다고 보도했다. 4위 사업자였던 T모바일과 3위였던 스프린트의 순위가 뒤바뀐 것. 이 기간 동안 스프린트 가입자 수는 67만5천명이 순증했으나, T모바일은 200만명 이상이 순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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