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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들,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반응 세계 최초 실시간 촬영

한국인 과학자들,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반응 세계 최초 실시간 촬영

미국 로체스터 대학(University of Rochester)의 한국인 과학자들이 ‎바이러스‬ 물리치는 면역세포(Immune_cell)의 면역반응(Immune_Reaction) 이동경로 감지와 협력체계를 실시간으로 촬영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쥐의 호흡기관(the mouse trachea)을 대상으로 쥐의 면역 세포들 중 호중구(Neutrophil) 세포가 가장 먼저 바이러스의 감염을 알아채고, 감염이 진행되는 호흡기관으로 이동하는 과정 중에, 바이러스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게 하는 화학물질(chemokine)을 담은 작은 세포입자(CXCL12)를, 마치 발자국(trails)처럼, 그 이동 경로에 남겨 놓으면, 최종 T-세포가 와서 박멸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밝혀 2015년 9월 4일자의 사이언스 지에 논문을 발표했다(Kihong Lim & Minsoo Kim et al., Science, 04 Sep 2015). 사이언스 지는 해설기사와 함께 연구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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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면역시스템(Immune_system)을 이루는 자율 방어군대는 바로‪백혈구(White_Blood_Cell)이다. 적혈구(Red_Blood_Cell)가 없는 생물은 있어도 백혈구가 없는 생물은 없다. 그만큼 백혈구가 면역시스템에서는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백혈구 가운데, 호중구, 대식세포(Macrophage), B세포(bone_marrow_cell), T세포(thymus_cell), 내추럴킬러세포(자연살해세포, NK, Natural_Killer) 세포들이 군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중구가 제일 먼저 전투에 참여, 이물질을 먹어 치워 – 이들 중 군대수가 가장 많은 것이 일반 보병부대에 해당하는 호중구이다. 호중구는 그러므로 그 다음 상급 부대인 대식세포보다 수가 많다. 그런데 호중구의 역할은 대식세포와 마찬가지로 침입해 오는 이물질(적들)을 먹어서 소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만일 호중구의 역할이 없어진다면 면역체계는 당장 무너진다.

대식세포가 그 다음 전투에 참여, 이물질을 먹어 치워 – 그 다음 전투에 참여하는 군대가 바로 대식세포이다. 대식세포는 호중구만으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만 등장한다. 그러므로 대식세포는 호중구보다 하루나 이틀 늦게 출동한다. 대식세포는 19세기말 러시아의 과학자 메치니코프(Il'ya Il'ich Mechinikov, 1845.5.15- 1916.7.16)가 장미의 가시로 불가사리를 찌른 뒤, 그 불가사리의 몸속을 돌아다니던 투명한 세포가 찔린 곳으로 모여들어서는 가시로 생긴 상처를 통해 침입한 이물질을 먹어 치우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메치니코프는 이 발견으로 19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대식세포는 이물질을 먹어 치울 뿐만 아니라 기능을 잃은 노화한 세포나 적혈구까지 처리해준다. 우리가 잘 아는 콜레스트롤(Cholesterol)도 먹어 치운다. 따라서 콜레스트롤 음식을 많이 먹으면 대식세포가 너무 많이 먹어 배가 터져 죽는다. 이렇게 죽은 대식세포들이 혈관에 쌓이면 혈관이 좁아져 고혈압에 이르게 된다. 대식세포는 매일 수천억 개의 죽은 적혈구를 처리한다. 따라서 대식세포가 없으면 혈액은 노폐물로 오염된 폐수와 같이 흐르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가장 원시적인 세포라 일컬어지고 있으며 어떤 생물에나 존재한다.

B세포가 투입되고 그 다음 T세포가 투입, 항체를 만들어 전투 – 심장의 흉선(thymus)으로 들어간 조혈간세포(hematopoietie cell)는 분열하고 증식하여 갖가지 면역 담당 세포가 된다. 이 세포들은 흉선을 나와서 어떤 것은 킬러 T세포로서 바이러스나나 암세포 등에 달라붙어서 그것을 죽이고, 또 어떤 것은 보조 T세포로서 면역반응을 강화하고, 또 다른 T세포는 억제 T세포로서 바이러스의 작용을 억제하는 일을 한다. 즉, 흉선에서 성숙된 T세포는 공격부대, 방어부대 등 나름대로의 임무를 가진 실전 핵심 전투 사령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흉선에서 말초부로 나온 T세포는 다양한 임무를 부여 받고 몸속을 순환하며 순찰(circulation)한다. 

T세포는 과거에 몸속으로 침입한 적에 대해 어떤 전략으로 맞서 싸웠는가를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적이 침입해 오면, B세포에게 그 전략을 가르쳐 준다. 그러면 B세포는 T세포로부터 배운 전략에 따라 특정한 적을 포착하기 위해 체액 내에 항체(Antibody)라는 그물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항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인 경우에 그것을 중화시켜서 무해한 것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참고로 B세포는 골수에서 나와 비장/지라에서 성숙한다.

그러므로 백혈구의 면역세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포는 바로 핵심 전투 사령부인 T세포이다. 이 T세포는 심장의 흉선에서 핵심 전투요원이 되기 위해 단련된다. 면역에서 흉선이 담당한 임무는, 예를 들면 우수한 경찰관을 길러내는 경찰학교나 우수한 전투 대원을 길러내는 훈련소와 같은 것이다. 흉선에서 단련된 세포는 킬러 T세포, 보조 T세포, 억제 T세포라는 세 가지 T세포가 되어 온 몸을 돌면서 공격 및 방어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것은 흉선이라는 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 확률은 10% 미만이라는 것이다. 10%의 소수 정예 요원만 T세포가 되고 나머지는 모두 탈락된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자살특공대인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암세포를 직접 공격 – 앞의 B세포나 T세포는 정보와 기억이 있어야 공격이 가능하지만 이 NK 세포는 직접 적을 스스로 찾아 공격한다.

로체스터 대학을 중심으로 노스웨스턴 대학의 한국인 과학자들이 쥐의 호흡기관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메르스‬)이나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등의 바이러스에 호흡기가 감염되었을 때 면역세포들이 서로 이동경로(발자국)를 추적하고 협력하여 싸우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위의 이론적인 면역체계의 원리를 영상으로 밝혀냈다.

논문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게 되면 우리 몸은 빠른 시간 내에 다양한 면역세포들을 생산해낸다. 각각의 면역세포들은 바이러스가 감염된 위치를 정확히 감지하고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시작한다. 이런 1차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세포가 바로 호중구이다. 대체로 건강한 환자는 이런 1차 면역반응이 잘 시작돼 이후에 진행되는 2차 면역반응도 성공적으로 잘 이뤄지는데 이때 바이러스를 정확히 감지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세포를 바로 T세포라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들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바이러스 제거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했지만 우리 몸 안에 있는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 협력해 공동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가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했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마치 여러 형태의 개미들이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듯이 다양한 종류의 면역 세포들이 몸 안에서 서로 긴밀히 협력해 바이러스를 무찌르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영상에 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동물모델(쥐)에서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다중광자현미경(Multiphoton_microscopy, MPM) 중 이중광자현미경(two_photon_microscopy) 이라고 하는 최첨단 초고해상도 현미경 기법을 새롭게 사용했다.

그 결과 호중구 세포가 가장 먼저 바이러스의 감염을 알아채고, 감염이 진행되는 호흡기관으로 이동하는 과정 중에 바이러스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게 하는 화학물질(chemokine)을 담은 작은 세포입자(CXCL12)를, 마치 발자국(trails)처럼, 그 이동 경로에 남겨 놓으면 최종 T-세포가 와서 박멸하는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마치 독일의 동화인 헨젤과 그레텔(Hänsel und Gretel)에서 길가에 뿌려진 빵 부스러기(breadcrumbs)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이후에 따라 오는 면역세포들이 훨씬 효과적으로 숨어있는 바이러스를 찾아 파괴하도록 하는 길 안내(trafficking Guide)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면역세포의 관찰에 최첨단 광학기술을 접목한 세계 최초의 연구성과이다. 특히 인플루엔자(influenza)나 메르스 처럼 치명적인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앞으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 미래학자인 차원용 박사가 이끄는 지식경영교육 연구소이다. 정보기술,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에너지기술, 물자원기술, 식량기술 등을 연구하며, 특히 이들 학문과 기술의 융합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