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의 편리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많은 스마트 기기들이 무선으로 연결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블루투스(Bluetooth)다. 무선 키보드·마우스와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는 물론 무선 헤드셋·스피커 등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만한 액세서리까지 블루투스는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근거리 무선 통신 규격 블루투스의 차세대 버전인 '블루투스 5'를 이르면 올해 말부터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채택되는 최신 버전의 블루투스 4.2의 근간이 되는 블루투스 4가 2010년 채택됐으니, 무려 6년 만의 메이저 업데이트인 셈이다. 그만큼 블루투스 5는 많은 변화가 기대된다. 블루투스 기술 다국적 연합체 블루투스SIG가 발표한 공식 기술 사양을 바탕으로 블루투스 5에서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변화에 대해 알아보자.
1. 4배 향상된 전송 거리로 '근거리' 딱지 뗀다
새로운 블루투스 5부터는 블루투스를 더 이상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로 부르기가 애매하다. 블루투스 5는 전송 거리가 기존 4 버전 대비 4배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4의 이론상 최대 전송 거리가 약 100m임을 감안하면, 블루투스 5는 무려 400m 떨어진 기기와 통신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수치로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이보다 줄어든 전송 거리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신호를 멀리까지 쏘기 위해서는 그만큼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블루투스의 미덕인 저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하다. 저전력 모드에서 블루투스는 약 10m의 전송 거리를 무난히 커버한다. 이는 곧 블루투스 5는 저전력 모드에서 약 40m의 전송 거리를 지원함을 의미한다. 개인용 액세서리 외에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서 블루투스의 활용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 2배 빨라진 전송 속도로 역할 많아진다
블루투스는 소량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데는 무리가 없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블루투스는 이론상 최대 25Mbps를 전송할 수 있지만, BLE(Bluetooth Low Energy), 또는 블루투스 스마트로 불리는 저전력 모드에서는 통상 1Mbps의 전송 속도를 갖는다.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인터넷이 100Mbps인 것에 비해 1/100 수준이다.
블루투스5는 전송 속도를 블루투스4보다 2배 높였다. 와이파이에 비해 여전히 빠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송 속도의 증가로 응답속도 성능이 향상되고, 동시에 더 많은 기기와 연결될 수 있게 됐다. 속도 문제로 기존의 블루투스 기기가 비교적 간단한 신호만 주고받는 역할에 그쳤다면, 블루투스 5를 탑재한 기기는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할 전망이다.
3. 보다 정확한 위치 정보로 '비콘' 활용도 극대화
ABI리서치의 조사를 보면, 2020년까지 전세계에 3억7100개가 넘는 블루투스 탑재 비콘이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콘은 공항 내에서 최단 경로를 찾거나 창고 재고 물품 추적과 같이 길을 안내하거나 정밀하게 위치를 파악하는 등의 시나리오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비콘의 범위 내에 있는 블루투스 기기는 현재 상황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즉각 전송받을 수 있어야 한다.
블루투스는 기본적으로 두 기기 간에 페어링이라는 과정을 거쳐 연결이 이뤄지는데, 브로드캐스트라는 기능을 활용하면 별도의 페어링 없이 주변의 비콘과 다중으로 통신할 수 있다. 블루투스 5는 이 브로드캐스트 용량을 8배 늘려 한층 다양한 비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GPS 활용이 불가능한 건물 내에서 스마트폰으로 고객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예를 꼽을 수 있다.
4. 사물인터넷(IoT) 시대 가속화
블루투스는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기기와 인터넷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역할까지 넘보고 있다. 차세대 블루투스에 탑재될 블루투스 게이트웨이 아키텍처는 블루투스 기기와 클라우드를 직접 연결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없이도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공유기에 블루투스 칩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유기는 블루투스 IoT 기기들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인터넷으로는 외부에 있는 사용자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블루투스와 와이파이가 상호 보완적으로 공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5. 새 술은 새 부대에…3만 회원사의 신제품 출시 봇물
블루투스SIG의 회원사는 3만곳이 넘는다. 세계적으로 판매된 블루투스 기기는 82억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루투스 기기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 로드맵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집중될 전망이다. 신작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이후 각종 주변기기와 액세서리까지 블루투스 5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블루투스는 하위 버전과 호환이 되는데 낮은 버전에 맞춰 작동한다. 이는 곧 블루투스 5를 완벽하게 경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기를 구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올해 말부터 IT 기기를 구입할 때는 지원하는 블루투스 규격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노동균 기자 saferoh@chosunbiz.com
'IT & Insight > IT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론, 셀카에서 항공촬영까지 '사진 촬영 문화 바꾼다' (0) | 2016.07.24 |
---|---|
포켓몬 고 인기에 '포켓몬 코스프레' 열풍 (0) | 2016.07.24 |
포켓몬고의 성공비결과 파급효과 (0) | 2016.07.24 |
AR, VR, MR에 대해서 알아보자! (0) | 2016.07.24 |
삼성전자, 2016 리우올림픽 VR 영상 중계 선보인다 (0) | 2016.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