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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천차만별 한중일 스마트폰 풍경

IDC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 성적표가 나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파는 회사는 여전히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뿐 아니라 많은 제품들이 세계 곳곳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체 수량으로만 보면 25.2%를 삼성이 차지한다. 2위는 애플이다. 11.9%다. 2분기 판매량은 23% 증가했는데 상위 두 회사 모두 7.1%포인트, 1.1%포인트가 하락했다. 애플은 판매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삼성은 판매량도 떨어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완전히 포화 상태에 이르러 교체 수요 정도만 남아 있고, 세계적으로도 살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샀다는 분석들이 많다. 이제 고가 제품이 아니라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IDC의 조사 결과가 이를 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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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건 화웨이와 샤오미의 성장이다. 화웨이는 HTC나 소니 등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툭 치고 올라와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나 성장했다. 그 뿐 아니라 샤오미는 입에만 자주 오르내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매출과 판매량에서도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중국과 그 주변, 샤오미가 노리는 시장들의 성과가 성장을 이끈 것이다. 꽉 찼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직 시장은 성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은 매우 독특하다. 서로 비슷한 듯 하지만 국가별로 소비 성향 차이가 매우 크고, 상황에 따라 예민하게 움직인다. 거꾸로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리는지를 보면 대강 그 시장의 성격을 어느 정도 읽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국내 대기업 제조사들이 만드는 플래그십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외산 제품은 애플과 소니 정도 뿐이다. 최신 제품에 예민하고, 큰 화면과 안드로이드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를 잘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대기업 제품을 선호한다. 통신사가 작정하고 많이 팔려고 미는 제품의 판매량 또한 잘 오르는 편이다.  그런데 가까운 나라 일본과 중국은 또 다르다.

일본 – 아이폰 천하, 피처폰도 살아 있네

일본은 아이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스마트폰 인구의 절반 정도가 아이폰을 쓴다. IDC재팬의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에서 팔린 피처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 중 48%가 애플의 기기다. 나머지가 샤프, 교세라, 소니, 파나소닉 등이 비슷하게 나누고 있다.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67.4%다. 일본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분석하는 BCN랭킹의 1위부터 10위까지 아이폰이 용량별, 색깔별, 통신사별로 싹쓸이하곤 했다.

애초 일본 시장은 아이튠즈를 통한 음악 유통이 잘 되어 있었고, 그만큼 아이팟을 쓰는 인구도 많았다. 이들이 아이폰으로 넘어가고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비스 플랫폼이 하드웨어 시장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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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어떤 제품들이 잘 팔릴까? 아이폰이 새 제품 출시를 앞두면서 최근 안드로이드 제품들의 순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본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분석하는 BCN랭킹에서 아이폰은 4개로 줄었고, 상위에는 안드로이드 제품들이 밀고 올라오고 있다. 7월29일 기준 소니는 엑스페리아 ZL2로 1위, Z2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3다. 삼성전자 제품은 상대적으로 일본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2위 외에도 8위에 갤럭시J를 올렸다.

가장 독특한 건 교세라의 ‘그라티나’다. 6위에 올라와 있는데 이 제품은 피처폰이다. 여전히 일본은 피처폰의 판매량이 높다. 전체 이용량의 30~40%정도가 꾸준히 피처폰이고, IDC재팬자료로도 2014년 1분기 전체 휴대폰 판매량이 914만대로 집계됐는데 그 가운데 스마트폰은 651만대다. 263만대가 피처폰이라는 얘기다. 특히 교세라는 여전히 이 시장에서 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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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삼성 강세 속 자국 기업 성장

시장조사 기관인 칸타는 올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을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파는 시장이다. 현재 23%를 차지하고 있다. 빈부격차가 심한 중국에서는 갤럭시S나 갤럭시 노트 시리즈로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저가 제품을 팔아서 수익을 챙기는 방식이 잘 먹히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쉽새 없이 내놓는 다양한 스크린 크기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좋다.

그런데 바짝 치고 올라오는 회사가 있다. 바로 2위의 샤오미다. 샤오미는 샤오미는 눈이 높아진 중국 시장에서 가격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키며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가 제품에 대한 욕심이 큰 편인데 샤오미가 아이폰의 이미지와 삼성전자 플래그십 수준의 단말기를 반값에 살 수 있다는 점이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샤오미는 제품을 내놓기 무섭게 예약 판매로 엄청난 수량이 팔려 나가고 있다. 21%로 기존 2위였던 애플을 멀찌감치 제치고 2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이 코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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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3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정식으로 중국에서 아이폰을 팔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스마트폰 자체가 아직 비싸고, 상대적으로 부유층들이 쓰는 상징성이 남아 있다. 샤오미의 성장이 애플을 밀어내긴 했지만 칸타는 샤오미 소비자의 5% 미만이 아이폰에서 샤오미로 바꿨을 뿐이라고 밝혔다. 제품 포지션의 차이 때문이다. 샤오미를 구입한 이들의 17%는 삼성 제품에서 갈아탔고, 화웨이, ZTE, 레노버, 오포 등 중국의 브랜드에서 갈아탄 비중이 21^라고 밝혔다. 단일브랜드로는 노키아가 18%다. 피처폰에서 첫 스마트폰으로 샤오미를 선택한다는 얘기다.

전반적으로 중국 역시 로컬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와 애플을 제외하고는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쿨패드, 오포, ZTE 등 모두 중국 기업이다. 대만의 HTC를 빼고서라도 충분히 중국은 내수 제품이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화웨이처럼 국내 경쟁력을 발판으로 품질을 높이고 또 다시 해외로 영향을 넓혀가는 건 이제 중국 기업들이 밟는 급성장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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