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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500스타트업, "한국 투자 준비 완료 "

500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채종인 500스타트업 파트너는 내년에 한국 스타트업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따로 꾸리고 한국에 사무실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월3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500스타트업 사무실을 방문한 글로벌 K-스타트업 해외진출팀에게 전한 소식이다.

500스타트업이 준비 중인 펀드는 수백억원 규모다. 1년에 10여개 회사를 선정해 투자를 진행할 심산이다. 채종인 파트너는 내년 초 강남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500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벤처투자회사(VC) 가운데 한 곳이다. 500스타트업을 꾸린 이는 페이팔 마케팅 디렉터였던 데이브 맥클러다. 페이팔이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많은 돈을 번 데이브 맥클러는 그 돈으로 스타트업을 키우는 스타트업을 꾸렸다.

500스타트업은 매년 200~250개 회사에 투자한다. 이 가운데 25%는 미국이 아닌 해외 회사 투자다. 한 회사에 10만달러 정도로 다른 VC에 비해 적은 돈만 투자한다. 대신 많은 회사에 돈을 댄다. 얕고 넓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편이 더 높은 수익율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500스타트업 투자 심사가 만만한 것은 아니다. 500스타트업은 수익모델이 확실한지를 면밀히 검토한다고 밝혔다.

500스타트업은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벌인다. 500스타트업은 1년에 3번 지원사업(배치·batch)을 진행한다. 지원사업 한 번에 30개 회사를 뽑는다. 이들은 500스타트업에 지분 7%를 내주고 10만달러를 투자받는다. 지원서를 내는 회사가 1400곳이 넘는다. 이들은 구글 등 대기업에 일했거나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한 적 있는 실리콘밸리 베테랑 250명에게 멘토링을 받고 사무공간과 인맥 등 500스타트업이 지원하는 각종 자원을 활용해 수익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한다.

500스타트업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이력은 많은 VC에게 ‘이 회사는 투자해봄직 하다’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500스타트업을 졸업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비키, 슬라이드셰어 등이다. 500스타트업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얘기는 한국 스타트업에게도 이런 기회도 적극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지금 진행 중인 배치10에 참가한 스타트업 팀원 사진과 이름이 500스타트업스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한쪽 벽에 내걸렸다.

실리콘밸리 교육 프로그램 참가 기회 제공

한국에 따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지는 않는다. 투자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대신 500스타트업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채종인 파트너는 “한국에는 이미 훌륭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많다”라고 교육 과정을 한국에 꾸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교육을 받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가 하려는 일은 많은 한국 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보내는 겁니다. 여기 와서 4달 동안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한국에 돌아가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투자자는 여러분이 이미 충분히 글로벌 마인드를 갖췄다고 생각할 테니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받기도 쉬워질 겁니다. 또 실리콘밸리에 인연이 있으니 한국에서만 활동하는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멘토와 네트워크도 월등히 많을 겁니다.”

“제품 먼저 만들어라”

 

▲10월3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500스타트업 사무실을 찾은 글로벌 K-스타트업 해외진출팀이 채종인 500스타트업 파트너의 설명을 귀기울여 들었다

채종인 파트너는 500스타트업에 투자 받고 싶은 한국 스타트업에 구체적인 조언도 건넸다.

우선 실제로 회사를 꾸리고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채종인 파트너는 실제 제품을 만들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진짜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데 집중하세요. 이런 콘퍼런스를 찾아다니거나 투자자를 만나기보다 제품을 프로모션해서 고객을 만드세요. 물론 피칭도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분의 피칭에 투자를 하는 건 아니에요. 여러분이 만든 제품에 투자하는 거죠. 특히 한국에선 콘퍼런스에서 피칭만 하며 누군가 수표를 내주길 바라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질문 몇 번만 던지면 그 사람이 피칭 말고 다른 곳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거든요.”

두 번째는 지원서를 쓸 때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500스타트업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하는 배치12 지원서를 올 11월27일까지 접수 중이다.

“지원서를 온라인에서 받아요. 여기 양식에 빈칸을 남기지 말고, 가능하면 많은 내용을 담으세요. 동영상이나 사진, 문서 뭐든지 제공할 수 있는 자료는 다 넣으세요. 만일 지원서에 빈칸이 있다면 그 서류는 아예 보지도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채종인 파트너는 지원서에 오·탈자를 남기지 말라고 지적했다.

“원어민이나 영어에 능통한 사람한테 지원서를 검토해달라고 부탁해서 ‘콩글리시’가 없도록 하세요. 직접 만났을 때 발음이 어색하거나 말을 더듬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서류에 문제가 있다면 투자자 입장에선 걱정스러운 일이죠. 우리가 심사할 근거 자료는 서류뿐이잖아요. 그러니 지원서를 최대한 잘 만드세요.”

채종인 파트너가 마지막으로 건넨 팁은 ‘적극성’이다. 500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 그런 욕구를 행동으로 옮기라는 뜻이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에 연락해서 그들이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얻은 경험을 배우세요. 배치마다 30개팀을 뽑는데 수천개 지원서가 쏟아져요. 뽑힌 30개팀을 떨어진 곳과 비교해 보면요. 30개 팀은 모두 우리에게 먼저 연락했다는 차이가 있어요. 우리가 먼저 연락할 정도로 정말 뛰어나지 않다면 이런 적극성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국에도 500스타트업 멘토와 투자사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먼저 연락하세요.”

 

▲500스타트업의 일반적인 투자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