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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스마트 교육에 대한 우려

오늘의 기사는 스마트 교육과 관련한 기사입니다. 아이패드와 같은 각종 스마트 기기들을 활용한 스마트 교육열풍이 계속되고 있고, 교과부에서도 스마트교육과 관련된 청사진을 펼치고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스마트 교육과 관련되어서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스마트 교육은 과연 효율적인가라는 점입니다. 또 그를 활용하는 것에 있어서 생길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입니다.

 

이에 대한 기사에 실려있는 비욘 제프리 CEO의 인터뷰는 이러한 걱정들에 대답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배울 수 있는 도구로서 작용시키면 될 뿐 중독이 우려되면 그를 조절시켜주면 된다라는 대답이 바로 그것입니다. 누릴 수 있는 장점을 단점에 대한 우려로 버릴 필요는 없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각종 스마트 기기의 활용은 이미 대중화 되어있고, 이 흐름이 계속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 기기의 악영향이 두려워 이를 막으려고만 하는 것은 아니될 것이고 막아질 것도 아닙니다. 피할 수 없다면 그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 아닐까합니다.

 

미국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각종 스마트 기기와 게임등의 디지털 매체에 대해 부정적인식이 강한 편입니다. 이러한 인식들을 개선해나가고,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스마트 교육이 실현 가능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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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교육 도구로 괜찮을까요?

 

WWDC의 화제는 키노트에 쏠려 있지만 사실 이 행사의 이름은 ‘세계개발자 컨퍼런스’입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iOS, OS X 개발자들이 모인다는 얘기입니다. 환경이 허락하는 안에서 관심 분야의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인 셈인데요. 애초 여러 분야의 개발자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세션에 대한 열기 때문에 짬을 내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운 좋게도 그 중에서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날 기회를 잡았습니다.

 

제가 교육 분야에 대해 궁금했던 것은 인프라나 콘텐츠가 아니라 근본적인 고민이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는 과연 스마트기기를 교육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장 직전에 한국에서는 스마트폰과 학교 폭력에 관한 뉴스가 터졌습니다. 규제의 대상이 된 것이지요. SNS나 메신저 앱이 아이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방해한다는 목소리와 IT를 교육과 연결지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묘하게 배치되는 게 국내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패드도 아이들 교육의 일부

 

WWDC 행사장에서 유아용 앱을 만드는 토카보카와, 공부가 쉽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앱을 만드는 로코모티브랩스의 CEO를 각각 다른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이 분들이 회사의 직접적인 홍보를 원하셔서 제게 시간을 내어주셨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실망하지 않으실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앱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리잡으려면, 아니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이용자들이 이런 교육용 앱들을 원활하게 이용하려면 먼저 꼬여 있는 인식부터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아이들의 교육에 긍정적이냐, 아니면 어느정도 나이가 찰 때까지 막아야 하냐는 것은 우리 사회적으로도, 또 제 스스로도 고민이자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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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4살, 2살의 두 조카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최근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졌습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없지만 옆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 지레 겁을 먹을 정도로 아이들은 게임에 엄청나게 몰입합니다. 심지어 주변에서는 엄마, 아빠 다음으로 ‘아이패드’라는 말을 배운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아마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적지 않을 겁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새로운 디지털시대’에서 “우리 사회는 현실세상과 가상세상으로 나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을 위한 세계지도를 새로 그려야 할 정도로 온·오프라인의 경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저는 막을 수 없다는 쪽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토카보카의 비욘 제프리 CEO를 만났습니다. 토카보카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적성을 찾고 사회 구성원이 되는 데 필요한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앱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잠깐 소개를 하자면 미용실을 아이패드로 옮긴 ‘토카 헤어살롱’, 쇼핑을 하고 돈을 어떻게 지불하는지 배울 수 있는 ‘토카스토어’ 등 놀이와 경험으로 배우는 17가지 앱을 아이패드로 내놓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보면 별 것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회에서 본인의 역할을 배울 수 있는 흥미롭고 즐거운 앱입니다.

 

비욘 제프리 CEO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태블릿을 만지게 하는 것이 중독이나 기타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우문현답, 기가 막힌 답이 돌아왔습니다.

 

“당신 아이가 어려서부터 하루 종일 축구만 하거나 공부만 하면 좋겠습니까? 태블릿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빠져들면 어른들이 조절해 줄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입니다.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거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또 책을 읽기도 하며 장난감을 통해서도 세상을 배웁니다. 우리 앱은 디지털 장난감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회성과 창의성을 배우는 데 아이패드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TocaBoca

제프리 CEO의 원칙은 놀이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이너를 두고 있으며, 아이들이 잘못해서 결제를 한다거나 추가로 앱을 더해서 사고 싶어하는 콘텐츠나 광고 등이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앱 자체에 적당한 가격을 매기고 난 뒤에는 거기서 끝난 겁니다. 저는 2~3달러 정도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따로 앱내부결제를 유도하거나 광고를 얹는 것은 안 됩니다. 앱을 통해 두고두고 수익을 낼 의도는 없습니다. 애플 앱스토어는 이런 원칙이 잘 지켜지는 플랫폼입니다.” 이는 뒤에 설명할 미국의 교육 앱에 대한 법률과도 연결됩니다.

 

아이패드는 가장 좋은 교육 도구

 

곧이어 로코모티브인터랙티브의 이수인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수인 대표는 엔씨소프트에서 교육용 게임을 개발하다가 5년 전 미국으로 넘어와 건강이나 흥미의 이유로 공부가 어려운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공부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 실제 제품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양해를 구해 실제 앱은 앱스토어에 등록된 이후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수인 대표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두 교육 시스템을 모두 겪어본 분이다 보니, 두 나라가 태블릿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물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은 꽤 오래전부터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2008년 아이들의 가방에 교과서 대신 킨들을 넣자는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아이패드가 출시된 2010년부터는 아이패드를 통한 실험을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미국 사회는 아이패드가 단순히 성인들의 필기도구 정도로 쓰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어린이들, 그리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큰 효과가 있다는 사회적 결론을 얻어냈습니다. 생후 12개월 정도의 인지능력만 있다면 아이패드를 쓸 수 있고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 마우스와는 분명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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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 대표는 이런 결론을 통해 교육용 앱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재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여러 투자 업체를 통해 적잖은 규모의 투자를 받고 있고 끊임없이 여러 교육기관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 미국의 고민은 자국민들의 교육 수준에 있습니다. IT가 발달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그나마도 좋은 일자리는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은 아시아 지역 사람들에게 내어주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서 ‘한국을 배우자’라고 할 정도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교육을 부러워하는데 미국에서는 아시아 방식의 교육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국제학교 등에서는 반 학생 전체의 성적표를 교실에 붙이거나 부모에게 학습 상황을 통보하는 등 ‘미국사회에서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제 하지 않는 건데 말이지요.

 

“미국의 고민은 전국의 교사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는 겁니다. 전체 GDP의 3%를 교육에 쓸 정도로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결국 교사의 수준을 높이고 숫자를 줄이자는 합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신 특출난 선생님의 수업을 디지털화해서 인터넷으로 뿌리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이끄는 사업이 진행중입니다.”

 

‘코세라’ 같은 과정이 단적인 예입니다. 코세라는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원하면 학위도 제공합니다. 미국은 단순히 교과서를 아이패드로 옮기고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책상 위에 교과서와 아이패드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그럼 미국은 태블릿을 두려워하지 않을까요?

 

“서둘러서 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 때문에 민간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의존합니다. 그 중에서 좋은 방향이 있으면 따르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미국 사회는 태블릿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좋은 부분을 육성하면 되고 나쁜 건 퇴출하면 됩니다. 어차피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민간에서 정부로, 규제는 부작용 일으키는 부분만

 

아이패드를 통한 교육 방법은 점차 미국의 일반 교육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그 방법이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에서 먼저 개발이 진행되고, 투자가 이뤄진 뒤에 정부와 교육기관이 이를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안 좋은 앱은 강력하게 규제합니다. COPPA(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법이 그것입니다. 아이들용 앱에 앱내부결제를 넣어 아이들이 무작위로 결제하거나 태블릿에 기록된 부모의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유도하는 등 아이들을 미끼로 직접 수익을 내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려는 시도엔 엄청난 벌금을 부과합니다.”

 

1건의 다운로드 당 2만5천달러, 대충 계산해도 2500만원 이상을 부과하는 겁니다. 아이들을 미끼로 돈을 벌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검사들이 실리콘밸리를 찾아 앱 개발사들을 모아두고 경고를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아이패드 위주로 운영되는 느낌입니다. 이건 어떻게 볼까요?

 

“아이패드 자체가 교육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아이패드는 비싼 편이기 때문에 저가 안드로이드를 도입하거나 아이들이 각자의 기기를 가져와 교육에 활용하는 BYOD가 고려된 바 있습니다. 그게 지난해 일인데, 올해는 쑥 들어갔습니다. 파편화 문제 때문입니다. ‘써보니 결국 아이패드’라는 결론을 얻고 나니 앱 개발사들은 별 고민 없이 아이패드용으로 앱을 만듭니다. 대신 교육 기관, 학교들이 직접 아이패드를 대량구매합니다. 플랫폼이 통합되니 아이디어만 만들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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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안드로이드가 발달된 국내에서는 안드로이드를 활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스마트 교육은 아직까지도 산업과 직결돼 국가 주도의 플랫폼, 하드웨어가 강요됩니다. 그간 모 회사의 전자책 단말기, 또 다른 회사의 태블릿 등을 바꾸고 고민해 온 게 몇 년째던가요. 바라봐야 할 것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이지 손가락 끝이 아닙니다. 안드로이드가 됐든 아이패드가 됐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이들이 이를 어떻게 활용해서 공부를 하게 될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한 것같습니다.

 

두 분을 만나 몇 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학교 폭력이 무서워서, 게임 중독이 무서워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규제한다면 과연 막아질까요? 그게 될 것 같았으면 이미 학교 폭력,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은 없어져도 수십년 전에 없어졌겠지요. 두 분의 결론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와 연결됩니다. “피하는 건 불가능하니 인정하라”는 것이지요. 태블릿이, 스마트폰이 게임기라고 인식되기 전에 사회적으로 각 제품들의 긍정적인 부분들, 예를 들면 교육이나 창의력을 발휘하고 표현하고 소통하는 그리고 더 나아가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 내에서도 게임을 교육의 용도로, 산업의 한 부분으로, 그리고 동시에 악의 축으로 인정하는 게 요즘의 우리 사회입니다. 자, 우리 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스마트폰이, 태블릿이 나쁜 겁니까?

 

http://www.bloter.net/archives/155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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