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같지 않은 중국 IT 기업, 중국 IT시장
샤오미가 이슈를 뿜어내는 사이 미국의 스마트폰 평가 사이트인 엔가젯 홈페이지는 이분야 전문가들이 전 세계 출시된 스마트폰의 성능 및 디자인을 평가해 놓은 점수표가 공개되고 있다. 11월 4일 기준 샤오미는 11위이다. 뭐 중국이니 딱 이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3위에도 중국 제품이 있다. 중국 로컬기업 오포(oppo)의 신생 자회사인 원플러스(one plus)가 내 놓은 원(one)이다. 표를 보면 알다시피 평가가 좋은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 삼성 등을 제치고 높은 점수를 중국 기업의 제품이 내 놓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시사점이 크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화훼이는 1분기 시장점율을 3위에 올랐다. 글로벌 TV시장에서 중국 하이신(Hisense) 브랜드는 4위에 올랐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200억 달러로 아마존과 이베이를 앞섰다. 이미 상장한 텐센트와 바이두까지 합친 중국산 인터넷 공룡 BAT는 향후 글로벌 인터넷 비즈니스를 바꿀 실탄을 탄탄하게 확보한 상태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 본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IT업계 인수합병 규모는 120억 달러로 한국의 10배를 넘었다. 벤처기업들은 차고도 넘친다. 글로벌 기업들과 인재들이 중국 내수시장으로 끊임 없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 내 온라인으로 주문해 2일 내에 배송 받을 수 있는 소비자수는 대략 3억 4000만명으로 미국의 온라인 쇼핑인구 1억 90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의 IT 분야 혁신 수준과 생태계 범위는 미국 실리콘벨리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창업열기와 도정정신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 중국 IT 산업의 4가지 패러다임 시프트
– 인터넷 플랫폼이 혁신의 촉매로 부상 : 중국 IT기업들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심을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해 가전유통 플랫폼으로 확장한데 이어 스마트가전 OS 분야까지 손을 뻗고 있다. 소셜 미디어업체로 시작한 텐센트도 유통에 뛰어 들었고 모바일 OS업체에도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둘 기업은 사업 확장을 위해 2013년 이후 각각 7조원, 4조원을 썼다. 검색 업체 바이두도 중국 최대 부동산 및 쇼핑몰 기업인 완커(Wanke)와 제휴 유통사업에 발을 걸쳤다.
– S/W가 주요 경쟁요소로 부상 : 예전 중국이 하드웨어 스펙 고도화에 집중했다면 2009년 모바일 혁명이 시작된 이후 소프트웨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구글의 본토진입을 막음으로써 구글이 차지할 공간들을 로컬기업들이 차지하게 하였다.
– 제조 생태계의 완결성 증대 : 중국 IT기업들이 글로벌 강자보다 혁신이 늦거나 심지어 종속되는 형태를 띠었던 원인 중 하나는 핵심 고부가 제조체인이 중국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첨단 세대의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반도체 칩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대와 도시화 등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덩달아 내수시장이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되고 한편으로는 로컬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면서 중국 밖에 제조체인을 유지하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전전 산쟈이 제조벨트는 환골탈태 수준이다. 샨쟈이 체인에서 만드는 휴대폰의 60%는 해외시장으로 팔려나가고 있을 정도로 국제화되었다. 최근에는 실리콘 벨리 혁신기업의 아이디어를 선전의 제조라인에 구현해내는 일종의 인큐베이팅 컨설팅 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실리콘벨리의 머리와 선전의 몸통이 연결되는 최강조합 모델이 수년 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빈익빈형 구조조정의 진행 : 중국 본토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연대, 제휴를 통한 혁신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내수시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각급 정부의 지역이기주의로 파편화된 특징을 보여왔다. 하지만 교통인프라의 확충으로 물류라인이 보다 전국화, 효율화되고 통신인프라 업그레이드로 인터넷 등 온라인 환경이 불과 수년 새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으로 정착되면서 파편화된 장벽이 허물어 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 또한 2015년까지 전자 IT분야에서 1000억~5000억 위안대 로컬기업을 5~8개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 중국적 특징
중국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20여년 이상 개별기업 단위로 이뤄져 왔던 하드웨어 스펙 업그레이드 경쟁이 이제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기업간 연대와 제휴를 통해서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소트트웨어 역량까지 다투는 시대로 바뀌었다. 과거 하드웨어 스펙 업그레이드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글로벌 기업들의 제조체인은 이제 중국에 내재화됐거나 로컬기업과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그 위상이 약화됐다.
오랜 장기 고도성장으로 포지티브 섬 게임이 지배했던 시장흐름은 드디어 중국 경제의 중속 성장과 함께 중소브랜드의 생존공간이 좁아지는 구조조정기에 들어섰다. 다시 말해, 중국 IT시장의 변화는 ‘양적 팽창이 질적 전환’으로 넘어가는 단계이다. 중국 로컬 기업의 경쟁력 제고가 저임노동력에 기초한 원가우위에만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러한 높아진 로컬 기업의 경쟁력은 중국 시장 내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점점 밀어내고 있다.
물론 중국 공룡들이 내수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글로벌에서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자리잡고 있고 지적재산권 등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지속적인 혁신 특히 실리콘벨리의 머리와 정신까지 제대로 갖추게 된다면 중국 IT기업의 위용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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